일을 미루지 않고 계속 바빴던 것 같은데, 정작 해야하는 일은 진척이 없고 정작 마감은 코앞이다. 분명히 바빴는데 왜 한게 없는 걸까?

 

 재택근무가 익숙해지고 나서부터 생긴 가장 큰 문제는 "일한 것 같은데 남는 게 없는" 느낌이었다. 메일함을 깨끗하게 비웠고, 업무 관련 자료를 잔뜩 읽었지만, 정작 중요한 업무는 시작조차 못 한 채 하루가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잠깐만 쉬자는 생각이 한 시간으로 이어졌고, 다시 책상 앞에 앉아도 실제 중요한 일에 필요없는 또 다른 자료를 찾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나는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알고 있었지만, 그것과 관련된 힘든 생각들을 직면하는게 부담스러워서 자꾸 여러 이유를 붙이며 다른 일로 도망치고 있었던 것이다.

 

 

생산적 회피의 함정

 

 

"내가 이러고 있는 게 '생산적인 미루기'였다고?"

분명 일을 하고 있는데, 정작 결과물이 없는 이유는 뭘까? 바로 이 현상이 심리학에서 말하는 '생산적인 미루기(Productive Procrastination)'였다. 해야 할 일이 부담스러울 때 우리는 스스로 납득 가능한 딴짓을 선택한다.

 

그래서 작은 업무를 끝내놓고는 "나 오늘 일 열심히 했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하지 않은 채 시간이 흘러버린다.

 

 

생산적인 미루기(Productive Procrastination)란?

 

 명확히 해야 할 업무가 있음에도 덜 중요한 다른 작업을 하며 바쁘게 지내는 상태를 말한다. 바쁘게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지만, 결국 중요한 일은 진행되지 않고 하루가 끝난다.

 

 이 상태는 자각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초기에 알아차리고 행동을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야하는 일을 실행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이유

'해야 할 일'이 뻔히 보이는데도 왜 자꾸만 멈추게 되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뇌는 부담을 느끼는 행동을 하려면 에너지가 많이 든다고 느껴서 자동으로 저항하기 때문이다.

 

 고민을 깊게 하는 사람일수록 행동으로 연결하기가 더 어렵다. "이거 하면 진짜 맞을까?" "더 좋은 방법이 있을 텐데?" 같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결국 아무것도 못 하게 된다.

 

 특히 남들보다 신중하고 생각이 많으면 행동보다는 고민하면서 다른 일을 하며 미루는게 훨씬 편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고민이 계속되면 뇌는 사실 원래 해야하는 일을 더 부담스럽게 여겨서 결국 "다음에 해야지"라고 미뤄버리거나 더 편한 일을 선택해 버린다.

 

 

할일 미루고 냅다 누워버린 사람

 

그렇다면 미루기를 어떻게 행동으로 바꿀까?

 먼저, "고민이 늘어지는 순간"이 찾아오면 타이머를 맞추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타이머가 울릴 때까지 고민을 마무리 짓고 원래 해야하는 일무조건 실행한다.

 

 

 공부하면서 사용하는 타이머들은 종류가 다양한데, 특히 제한 시간을 설정하거나 스탑워치 기능이 있는 제품을 선택하면 유용하다. 예전에는 이런 기능이 탑재된 타이머들이 비교적 비쌌지만, 요즘엔 가격이 매우 저렴해졌다. 현재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드레텍 타이머와 구글 타이머가 압도적으로 가장 인기가 많았다.

직접 사용하고 있는 드레텍 타이머

 


 드레텍 타이머는 심플하고 필요한 기능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큼직한 버튼으로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반면, 구글 타이머는 기능이 다양하진 않지만, 남은 시간을 시각적으로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만약 타이머가 없다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의 타이머를 쓰다가 불필요한 유혹에 빠지지 말고, 업무나 공부용으로 별도의 아날로그 타이머를 저렴하게 구매하는 걸 추천한다.

 

 

 

만약 실행이 어렵다면, 고민을 행동과 함께 묶어서 진행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어떤 걸 고민해야 한다면 "일단 IDE 열고 생각하자", "해야하는 일 관련된 파일을 열어놓고 생각하자" 처럼 "행동을 병행하는 고민"으로 바꾸는 거다.

 

두 번째는 해야 할 일을 떠올렸을 때 "가장 쉬운 행동"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일단 파일 하나만 열어보자", "한 줄만 손으로 적어보자" 이런 아주 작은 단위를 만들어야 한다. 뇌는 큰일을 하려고 하면 저항하지만, 작은 일에는 쉽게 반응한다.

 

 

 그렇다고 거기가지만 하면 된다는 아니다. 너무 또 의미없는 작은 행동을 하는 것도 미루기에 일환이 되어버린다. 행동까지 트리거를 하기 위한 장치이지, 이 단계를 성공하면 바로 조금씩 목표를 올려가야 한다.

 

유연함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기

 재택근무의 매력은 유연함이지만, 이 유연함이 함정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잠깐만 쉬자"라고 했을 때 "잠깐"의 기준이 너무 유연하면 결국 일을 미루게 된다.

 

 그래서 "낮 시간엔 점심시간 이후 시간이 남더라도 절대 누워서 쉬지 않는다" 같은 확고한 원칙이 필요하다. 유연성은 좋지만, 때로는 내 자신에게 약속한 원칙을 어기지 않기 위해 약간의 엄격함이 있어야 진짜 일을 하게 된다.

 

누워서 고민하기

결국, 행동으로 연결되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알고 있으면서도 고민만 하며 해야할일을 미루면 시간만 허송세월 보내게고 마감시간에 닥치게 된다. 고민을 덜 하는 게 아니라, 고민과 실행 사이의 간격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고민에 제한시간을 주고, 반드시 행동으로 연결하는 작은 습관이 쌓이면, 결국 "일한 것 같은데 남는 게 없는" 공허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추천 포스팅

[바로가기] 의지력으로 극복 못했던 집중력 문제의 진짜 원인

 

의지력으로 극복 못했던 집중력 문제의 진짜 원인

개발자로 살다 보면 분명히 코드를 작성하려고 검색을 시작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갑자기 연예 뉴스나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다. 분명 "이제 일해야지!" 하고 결심했

timotimo.tistory.com

 

[바로가기] 운동을 자꾸 미루게 되는 이유와 극복방법 (개발자의 현실적인 고민)

 

운동을 자꾸 미루게 되는 이유와 극복방법 (개발자의 현실적인 고민)

개발 일을 하다 보면 가끔 저녁 시간이 참 애매해진다. 오늘도 저녁 9시 반, 일을 마무리하며 간단히 저녁을 먹고 바로 러닝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머릿속은 복잡하다.  지금부터

timotimo.tistory.com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잘 읽었습니다" 댓글 한 줄 남겨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다음에도 비슷한 제 포스팅을 보시려면 이 블로그를 구독해주세요!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