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로 살다 보면 분명히 코드를 작성하려고 검색을 시작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갑자기 연예 뉴스나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다. 분명 "이제 일해야지!" 하고 결심했는데, 한 시간 뒤엔 또 같은 후회를 반복한다.
여러 가지 생산성 팁을 따라해봤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 '내가 집중력이 부족한 걸까?' 고민하면서 여러 방법을 찾아봤다.
그런데 최근에는 '작업기억'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단순히 의지력이 아니라 뇌의 메모리 자체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지금부터 내가 경험하고 깨달은, 그리고 적용해보고 효과를 본 작업기억 관리법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작업 단위를 잘게 나눠, 단기기억의 부담을 줄이기
작업기억이 작으면 한 번에 여러 개를 생각하기 어렵다. 처음부터 너무 큰 작업 덩어리를 잡으면 시작하기도 부담스럽고 중간에 집중력이 깨지기도 쉽다.
작업을 작고 명확한 단위로 나누면 기억해야 할 정보가 적어서 부담이 줄고, 훨씬 빠르게 작업에 몰입할 수 있다.
작은 덩어리로 나눈 작업을 한 번에 하나씩만 처리하겠다는 원칙을 세우면 효과가 더 좋았다.

유혹을 참지 말고, 처음부터 '유혹 없는 환경'을 구축한다
의지력으로 유혹을 참는 건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나는 아예 연예 뉴스나 유튜브 영상이 보이지 않게 하는 플러그인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유혹이 안 보이면 뇌가 딴짓할 고민할 필요조차 없다.
광고 차단 확장 프로그램, 유튜브 추천 영상 차단 등을 적용하면 눈에서 직접 차단하는 효과가 있었다.
특히나 이번에 찾은 것 중에 괜찮은 크롬 플러그인은 LeechBlock Options 인데, 특정 사이트에 못 들어가게 막아 주는 기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https://chromewebstore.google.com/detail/leechblock-ng/blaaajhemilngeeffpbfkdjjoefldkok
LeechBlock NG - Chrome 웹 스토어
LeechBlock is a simple productivity tool for blocking time-wasting sites.
chromewebstore.google.com
사고력을 써야 하는 일과 자동화할 일을 구분한다
모든 걸 다 기억하고 판단하려 하면 뇌는 금방 피곤해진다. 나는 반복적이고 고민이 필요 없는 일(매일 일정 체크, 업무 시작 루틴)은 자동화해서 에너지를 아끼고 있다.
자동화된 루틴이 만들어지니 진짜 중요한 사고나 창의력이 필요한 작업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침에 할 일을 리스트에 자동으로 올려놓고 확인만 하면, 기억하고 고민하는 리소스를 아낄 수 있었다.
사실 되게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는 부분이지만 실제로 공부, 업무 중에 쉽게 집중력을 잃는 사람이라면 내가 그렇진 않은지 한번쯤 점검해보면 좋을 것 같다.

작업기억을 아웃소싱으로 보완한다
뇌의 단기기억이 좋지 않은 것 같은 분이라면, 외부 메모리를 적극적으로 쓰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 Notion, Todoist, 등에 수시로 메모를 남겨 작업 흐름을 유지했다.
이렇게 하면 작업 중간에 흐름이 끊기더라도 금방 복구할 수 있다.
특히나 공부하는 경우에는 의지만 있으면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회사에서 업무를 하는 중에는 중요한 업무보다 긴급한 업무를 먼저 쳐내야하는 경우도 있고 또 예상치 못하게 돌발 이슈가 들어오는 경우들이 많다.
이런 경우에 긴급한 이슈를 먼저 해결하고 다시 본 업무를 하려고 보면 어디까지 했는지 떠올리는데 필요한 리소스가 상당하고 알게 모르게 피로도가 쌓이게 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나 컨디션이 안좋은 날..)
실제로 이렇게 메모를 통해 외부 메모리를 활용한 뒤부터 작업 효율이 눈에 띄게 올라갔다.

불안과 긴장을 낮추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한다
뭐 당연한 말 처럼 보이지만 사실 우리 뇌는 스트레스나 긴장상황에서 코티솔 호르몬이 나오게 되는데 이 호르몬은 긴장을 유발하는 상황에 집중시키게 만들어 과거 위험상황으로 부터 우리를 지켜내는 역할을 해왔다.
근데 현대에 와서는 실제 위험상황이 아님에도 긴장과 스트레스를 느끼게 되면서 원래 해야하는 업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데 방해가 되는 부작용이 일어나는게 문제이다.
스트레스나 긴장이 지속되면 작업기억은 금방 과부하가 걸린다.
업무 전 5분 명상이나 짧은 산책을 통해 긴장감을 낮추고 시작하면 작업 기억이 더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시간 아깝다고 생각하지말고 짧게 환기하면 생각보다 쉽게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긴장, 스트레스와 맞서려 하면 더 상황에 빠져들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 점심시간에 짧은 산책을 꼭 하면서 뇌를 재충전하고 있다.
마무리..
작업기억이 작다고 해서 꼭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내 단기기억의 한계를 알게 된 후부터 업무 방식을 구체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다.
중요한 건 작업기억의 크기나 의지력이 아니라, 작업기억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작업을 작게 나누고, 유혹을 원천 차단하며, 외부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불안과 스트레스를 관리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결국 문제는 '작업기억의 크기'가 아니라 '작업기억을 다루는 방법'에 달려 있다는 걸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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